| 훌륭한 군수님이 되세요! |
안녕하세요? 먼저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종천면 산천리에 사는 김병래라고 합니다. 사는 곳은
부여지만 산천리가 제 고향이고, 어머니 혼자 그곳에서 살고 계십니다.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은 가급적 어머니를 뵈러 고향에 가게 됩니다.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군수님께 한 말씀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먼저 당선 되기 전에 가졌던 소신을 꼭
잊지 마시고, 실천하라는 말씀입니다. 제가 알기에 군수님의 나이가 40대 중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다른 공무원들이 조금은 얕보는
것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군수님 앞에서는 안그러겠지만요. 예를 들어, 군수님이 행정에 대해 얼마나 알려고? 또는 이제 처음 군수에
취임해서 열성을 보이는 것 같은데 얼마나 가겠어? 조금 있으면 똑같아질거야. 군수님이 어디 찾아가서 확인했다는데 혹시 그곳 사람과 연관이 있는
게 아냐? 하고 의심하는 거죠. 부디 군수님께서는 이런 소리에 약해지지 마시고 소신을 끝까지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둘째로 공과 사를
분명히 하시라는 말씀입니다. 월드컵 끝나고 김명박서울시장이 그랬듯이,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문제가 그렇듯이 공과 사를 분명히 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군수님 어머님께서 회갑(칠순도 마찬가지)을 맞으셨다면 가족이나 친척들외에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십시오. 며칠 지나 마을
사람들에게 어머니 이름으로 마을사람들에게 음식을 내더라도 말입니다. 특히 아래 공무원들 귀에 들어가게 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그럼 아래
직원들이 안 갈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뒤에서 뭐라 하겠습니까? 무엇보다 아래 직원들이 찾아오면 군수님의 소신이 약해집니다. 소신을 지키시려면
개인적인 일은 군수님이 되시기 전보다 더더욱 숨기시고 행하셔야 합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군수님께서 아직 결혼을 안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가장 조심하셔야 할 일입니다. 제 지식이 맞다면 군수직을 맡는 동안 결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극비리에 하셔서
후에 비난받지 않도록 하셔야 합니다. 결혼은 언제했는지, 결혼여행은 언제 갔는지 아무도 모르게 말입니다. 그래야 뒷탈이 없습니다.
참고로 저는 군수님이 큰 포부를 갖고 있다면 결혼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결혼하지 않은 것이 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셋째로 일을 추진하시면 꼭 직접 확인하시고, 지역주민들이 만족하시는지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교육자로 9년 동안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하는 공사는 어쩐 일인지 조금 과장해서 90%가 부실공사입니다. 해놓고도 얼마나 실속없게 했는지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군수님께서는 부디 어떤 일을 추진하시든 꼭 확인하시고, 또 일이 진척되는 동안에도 직접이든 믿을 만한 사람을 통해서든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수시로 진척상황을 확인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우리 나라는 아직도 뒷거래가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공사의 부실이 다
확인없는 공사와 뒷거래때문으로 압니다. 군수님은 기왕에 군민이 낸 세금으로 하는 일인데 군민들이 만족스럽게 일이 이루어지도록 부탁드립니다. 돈을
아끼시지 마시고 예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조금 돈이 더 들더라도 훗날을 내다보고 일이 만족스럽게 마무리 되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넷째로 이렇게 하자면 약간의 아래 직원들의 불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원래 앞에서 이끌어가는 사람은 잘해야 본전이라고 합니다. 아래서
따라가는 사람은 늘 편하고 싶은 습성이 있기때문에 하던 방식에서 새로운 것이 있거나 조금이라도 일을 더하는 것 같으면 불만이 생기는 거지요.
하지만 몸이 괴로워야 마음이 편하다고 합니다. 누가 봐도 군민을 위하는 일이고, 개인의 이익과 전혀 관련이 없다면 좀 괴로워도 하고자 하는 일은
확실히 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이라고 하는 것이 다 군민(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받고 사는 게 아닙니까? 군수님 나름대로 철학을
갖고 아래 직원들을 독려하고 몸소 실천하며 실천하신다면 일을 하시는 그 순간은 불만소리가 있을지라도 뒷날 좋은 날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참고로 공무도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군민들에게 불만스럽게 대하지 않도록 늘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하도록 교육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업들이 손님을 끌기 위해 얼마나 직원들에게 친절교육을 하시는지 군수님께서 더 잘 아시겠죠?
끝으로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지역주민과
관련된 일을 추진할 때는 먼저 지역주민들이 상의해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라고 한 후 그 결과를 듣고 일을 추진하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지역주민들과 관련된 문제는 그 지역주민들이 가장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므로 때로는 지역주민들이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상담기법에서도 나오는데 삼담자는 들어주는 것으로 90%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가장 잘
알기때문이죠. 해결방법도요. 때문에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먼저 듣고 그 다음에 담당 공무원들과 이 일에 대해 상의해서 최선의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일을 추진하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너무 지나쳤다면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주십시오. 아무쪼록 젊어서 가졌던
푸른 꿈과 소신을 언제나 간직하시고 또한 소신대로 훌륭히 해내시길 간절히 빕니다.
2002. 7. 20
김병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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